피자를 마드리드에서

잉글랜드 홍차를 가든에서 마시며 우리 셋은 넋두리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 때 제이시는 잠시 기다려 하며 집 안쪽으로 들어갔다. 나는 스페인에 오랜만에 왔다. 아마 3년 만에 들른 것 같다. 내가 마드리드에 오는 이유는 확실한 목적이 있었다. 그곳 사람들의 파워풀한 모습과 제이시가 만들어주는 100% 다이어트 요리를 먹으러 매번 가곤 한다. 한번 가면 수개월은 있으며 제이시가 요리를 좋아하니 같이 요리를 만들곤 한다. 그럴 때는 레시피를 정리하여 일본에 돌아가면 바쁜 와중에도 꼭 복습을 하곤 한다.

또 하나 내가 스페인에 오는 이유 하나가 슈즈다. 파리에서 사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디자인도 참 좋다. 내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쇼핑을 하지만 여성 슈즈는 정말 이곳이다. 유럽의 스페인이 제일 맘에 든다.

마이애미에 가도 스페인 상품, 물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고향에 온 것처럼 반갑고 친근감이 든다. 마이애미가 예전에는 스페인의 영토였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최대의 관심을 받은 지역중의 하나로 언어도 영어보다 스페인어가 더 많이 쓰여 마이애미에 살려면 스페인어는 할 줄 알아야 한다. 바다 건너 가까운 쿠바에서 온 스페인의 후예들이 많이 살며 스페인 사람도 많이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마이애미의 맨션에 가면 마늘과 토마토 케첩이 많이 들어가는 스페인 요리 냄새로 층층이 전부가 내 코를 자극한다. 나는 수년 동안 파파의 일 관계로 마이애미에 거주하였고 학교도 다녔기 때문에 이모저모 마이애미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마이애미는 스페인과 비슷한 정서가 물들어 있다.

마드리드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 마드리드 사람들은 모두 건강한 듯 하다. 목소리가 한국인 같이 크다. 모두 운동선수 같은 느낌이 든다. 아마 전 세계에서 스페인 사람들, 그중에서도 수도인 마드리드인들이 가장 정열적인 사람들일 것이다. 스페인의 춤 탱고를 추려면 건강해야 하고 그만큼 힘이 많이 든다. 나는 한국에서 댄스스포츠 프로 아마추어 선수권대회를 열었다.

댄스스포츠는 동아시아경기대회 정식 종목이 되어 있는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도 손색이 없다. 나는 이 대회를 후원하면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야 한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말해왔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탱고는 당연히 댄스스포츠 종목에 들어가 있다. 탱고, 왈츠 그 외 등등.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댄스스포츠가 그저 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만해도 당당히 스포츠로 상당히 각광을 받고 있는데 한국은 카바레나 나이트 클럽에서 즐기는 ‘춤’의 개념으로 알려졌던 것이다. 서울 시내에서 군데군데 스포츠댄스라는 간판을 볼 수 있는데 그건 잘못된 문구다. 댄스스포츠가 맞는 말이다. 스포츠가 아닌 댄스로 간주하기 때문에 잘못 쓰고 있어 볼 때마다 실망에 빠진다. 댄스스포츠는 남녀가 함께 즐기는 스포츠로 음악이 끝날 때까지 서로 손을 잡고 움직여야하는 하드 플레이다. 운동장에서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단숨에 뛰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 힘드는 운동인데 사교댄스와 구분이 안되는 모양이다.

그것도 100미터 달리기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100미터는 십수초 밖에 안 걸린다. 그러나 댄스스포츠는 노래 한 곡이 끝날 때까지 쉬지않고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보통 3분 걸린다. 계산을 해보자. 100미터에 10 수초이면 3분(180초)÷10 수초=몇 십배? 이토록 힘든 운동을 해야 하는데 겨우 한 잔 먹고 노는 나이트클럽, 캬바레 수준으로 보니 실망을 하게 된다. 스페인의 탱고는 어떤 스포츠 못지않게 격렬하게 움직여야 한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복싱과도 비슷할 정도다. 탱고를 생활처럼 늘 즐기는 스페인 사람들이 건강하고 매력적인 것이다.

 

음식도 맛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도 마드리드 친구 제이시가 나에게 가르쳐 준 피자를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어서다. 스페인에서 만들어 보았던 마드리드 피자를 꼭 가르쳐주고 싶은 충동이 생겨서다. 정열적인 마드리드 사람들이 즐기는 맛이 어떤 것인지 함께 나누고 싶다. 마드리드 피자는 참 맛있고 만들기도 간단하다. 

‘짠!’ 내가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을 토대로 만든 나만의 레시피를 공개한다. 우선 재료로,

애호박 1/2개, 피망 1/2개(노랑, 빨강), 양파, 감자, 달걀 20개, 버터 조금, 올리브 기름 약간, 모짜리니 치즈(또는 두부), 소금 약간. 애호박은 작고 푸른색이 잘 나는 것으로 골라 1㎝ 두께로 썬다. 감자는 딱딱하니 통 채로 0.5㎝ 두께로 썬다. 양파는 쓸고 싶은 대로 썬다. 달걀 20개를 잘 풀어 놓는다. 후라이 팬은 가정용으로 충분하다.

 ①후라이 팬에 기름을 두르고 센 불에 감자를 넣는다. 조금 볶는 시늉을 하다가 양파를 넣고은 볶다가 애호박을 넣고 볶는다. 살짝씩 숨만 죽이는 식으로 볶는다. 다음에 버터를 약간 넣고 달걀을 넣을 때는 중불보다 조금 더 줄인다. 달걀 20개 풀어 놓은 것을 덮듯이 골고루 뿌린다. 약한 불에 뚜껑을 닫는다. 15분 후에 뚜껑을 열고 달걀이 익었다고 생각하면 모짜리라 치즈를 골고루 뿌리고 다시 5분 뚜껑을 닫고 약한 불을 기다린다. 시간이 다 되었다고 생각하면 여느 피자처럼 접시에 담는다. 재료를 보시라. 하나하나 무척 건강에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고 색깔도 예쁘다. 내가 마드리드까지 가서 배워온 피자이니 더더욱 맛있지 않는가. 스페인식 마드리드 피자에 식탁에 올려둔 꽃향기가 묻어나고 식탁에 도란도란 마주 앉아 재잘재잘 넋두리에 밤새는 줄 모르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제이시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몇 년 전 그녀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 나는 같이 곁에 있어주지 못한게 두고두고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