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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이나 서대문같이 가깝게 느껴지는 튀니지아

북아프리카의 튀니지아 지중해 튀니지아. 거창할 것 같이 느껴질지 모르나 필자에게 다시 가고 싶은 나라는 어디냐고 물으면 대답은 당연히 튀니지아라고 대답한다.

 

그곳은 한국과 같이 사계절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그린티를 재배하는 모습도 좋다. 들에는 약간 경사진 낮은 산에 녹색, 초록색으로 물든다. 필자는 튀니지아하고 처음부터 깊은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학교관계도 그러하고 우리 가족은 프랑스하고 연관이 되어있었다. 때문에 프랑스를 자주 드나들고 프랑스와 관계가 있는 나라를 찾다보니 튀니지아가 내 눈에 들어왔다. 튀니지아는 한때 프랑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튀니지아에 대한 대답은 “예스! 베리 굿.”이다. 이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세계의 수도 중 파리에서 가장 관심있어 하는 나라 중 하나가 튀니지아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 그만큼 그 당시 부가가치가 크고 영양이 많다고 생각했고 매력 또한 있다는 것이다. 하여튼 부가가치가 크던 매력이 만점이던 둘 중에 하나만 크더라도 일확천금이라고 생각한다.

 

사계절을 가졌기 때문에 농작물은 우수하고 북아프리카라고는 하지만 한국날씨와도 비슷하다. 다만 겨울이 그렇게 춥지 않다는 점 빼고는 훌륭한 나라이다. 또 하나는 내가 동경하고 존경하는 한니발 장군의 업적이 튀니지아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모든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두 가지 중 어떤 것이 더 당신의 타입인지 말이다.

 

① 야망

② 로망

 

①의 야망이란 상대를 죽여가면서도 자기가 그 위치를 노리기 때문에 상대 위에 서는 것. 정복하는 것.

②의 로망은 약한 자를 해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지 않고도 유유히 높은 자리에 앉는 것.

 

역사속의 인물들 중 이름을 말하면 다 알겠지만 더럽고 치사하게 행동을 하여 ‘더티 쟁취(더러운 보스)’가 된 경우도 허다하다. 한국에는 그런 인물이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한니발 장군의 업적은 말 그대로 순수하다. 장군은 앞의 이야기 중 야망보다 로망에 가깝다. 그러니 필자가 반하지 않을 수가! 삼성동에 있는 B문고에 가면 일본어로 된 한니발 장군의 책을 발견할 수가 있다. 그 역사에 흥미가 있어서 아주 오래전부터 튀니지아의 카르다성을 몇 번 씩 방문하고 그 외에도 군데군데에서 한니발 장군의 체취를 직접 느끼며 어루만지기까지 하였다. 

튀니지아의 전국 곳곳에서 한니발 장군의 전쟁 당시 또 보존된 업적이 그려진 벽화를 줄곧 볼 수 있다. 그 인생 자체가 때 묻지 않고 순수한 마음과 정의를 위해 싸우고 정의를 위해 전진한 것이다. 역사 속 전쟁엔 여러 장군들이 등장하여 인생의 갈구와 파괴에만 집중되어 있고 스타의식 또한 강했다.

튀니지아의 고대 성의 전경

반면 한니발 장군은 깔끔한 싸움방식으로 국민을 위한 좋은 시그널 메시지로 남겨진다. 나는 여성이지만 남성의 기질도 조금 배어있는 것 같다. 유명한 철학자가 이야기했듯이 A 남자는 - 일단 남자다. B 여자는 - 반쯤 남성성이 차지하고 있다. 본인도 그렇게 느껴질 때가 하루에 몇 번 씩 있을 정도이니 백 프로 인정이다. 일단 행동파로 말보다 행동을 우선으로 하여 공격적이라고 느껴진다.

 

어찌됐건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한니발 장군의 업적에 푹 빠진 덕에 낯설지 않은 튀니지아를 선택한 것이다. 튀니지아 바로 머리 위 부근이 지중해라 역시 파라다이스(낙원)이다. 지구상의 낙원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기후에 녹고 사계절에 취하고 그곳의 음식에 반하고 과일은 향기로우니 프랑스가 정복할 만도 한 매력적인 땅이다. 특히 새벽 야채시장에 가면 놀란다.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해가 뜨면 눈이 떠지듯, 사람 머릿속에 시계가 들어있다더니 그 말에 동감이 된다. 어느 나라일지라도 해가 뜰 무렵이면 기상을 한다. 힘찬 하루를 위하여 새벽 야채시장에 가는 것이 일과이다. 아마 포대라고 표현하는지, 한국의 가락시장을 축소한 느낌의 시장이다. 나는 신나는 아침의 생동감을 마치 나의 핸드백이라고 착각하고서 물건보기에 바쁘다. 설날에 세뱃돈 받기 전의 기분이라고 할까?  그런 설렘처럼 새로운 발견은 언제나 흥분의 도가니다. 마른 마늘도 6쪽 짜리가 있는 것을 보고 만지며 체크하기도 하고 정말 6쪽 마늘이 맞는지, 신기하니 말이다. 

배추도 한국배추와 똑같다. 일본배추는 배추의 모양은 비슷하나 맛은 영 다르다. 그리고 고추도 일본 전통 고추는 아주 작은 사이즈, 미니츄어(작다)다. 작은 고추로 유명한 나라는 태국, 말레이시아, 중국, 일본, 멕시코 등등의 나라이다. 필자가 방문하는 나라는 어느 나라이건 일단 새벽시장에 가는 것이 취미이고 일과가 시작되기 전 몸을 푸는 곳이기도 하다. 지구상의 여러 나라 인간은 즉 사람들은 다 같다고 본다. 웃을 때는 하하하! 울 때는 눈물. 그러므로 지구인은 하나다. 정말 딱 하나다. 울고 웃고 먹고 일하고 자고 하루 24시간을 똑같이 보낸다. 조금 설명을 더하자면 8시간은 일하고, 8시간은 쉬고, 8시간은 잠을 잔다. 그리하여 하루 24시간이 있는 것이다.

 

고추이야기를 더하려고 한다. 재미있다. 새벽 야채시장에 오니 큰 드럼통 모양의 포대의 천 안쪽을 약간 바깥쪽으로 둘둘 말아놓은 채 크고 짙은 빨간색의 마른 고추를 이빠이 담아놓았다. 참으로 반가웠다. 지구 끝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엄청나게 멀고 먼 땅이다. 물론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직항하는 노선은 오늘까지 연결된 것이 없다. 비행기 이륙, 착륙이 한국에 비해 잦은 일본도 아직은 없다. 자, 그럼 어떻게 노선을 택하여야 하나. 일단 유럽을 들어가야 노선이 가깝다. 프랑스나 영국에서 갈아타면 직접 갈수 있고 비행시간도 그쪽에선 그리 멀지않다. 하여튼 그렇게 먼 땅에서 전혀 상상치도 못했던 새벽 야채시장 분위기는 기분이 좋다 못해 술에 취한 사람처럼 콧노래가 나온다. 이 세상 사람들은 대개 입을 모아 이야기를 한다. 꽃은 예쁘다, 라고. 그러나 필자는 조금 다르다. 꽃과 야채의 줄기와 잎사귀 부분을 더욱 좋아한다. 꽃송이는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이 질 때는 차라리 상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모습이 예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파랗거나 초록색 잎사귀는 자연스럽게 브라운 색으로 바뀌므로 실망이 덜 하다. 

처음도 좋고 나중에도 좋은 것이 자극도 없고 자연스럽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가면 일단 새벽시장에서 야채를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푸릇푸릇, 파랑파랑. 매일 시작이 좋은 징조라고 생각하며 그날그날 아침 일 시작하는데 군기도 잡힌다. 매일 아침 시그널이 인간에겐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직업을 가졌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인생은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무리하면 무리를 낳는다라고 누가 말하지 않았는가. 곁들여 필자도 늘 생각하는 바이다. 오늘 딱 하루가 인생의 마지막 날이다, 라고……  

한니발 장군의 업적이 담긴 장소에서 필자

즉 ‘오늘 아침부터가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고 오늘 밤이 됨과 동시에 인생을 마지막으로 접는다.’ 라는 뜻이다. 그렇듯 자신에게는 엄하게, 타인에게는 상냥하고 부드럽게라는 슬로건을 걸고 매일 매일을 실천하며 맞이하는 것이다. 나를 잘 아는 일본사람들은 한 결 같이 필자를 만 명에 한 명 꼴, 십만 명에 한 명 꼴이라고 하고 이 세상에서 드문 인물이라고 필자를 올렸다 내렸다 한다. 미국에도 법인이 있는지라 미국직원에게도 일본직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으면 “슈어, 어브코스” 라고 대답을 한다. 맞다는 말이다. 내가 거울을 들여다보면 분명 보통 사람인데 나의 평가는 어느 나라에서도 그렇지 않다. ‘파티큘라(특별)하다.’ 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무엇이 파티큘라(특별)한지 아직 나는 잘 모른다. 모르는 것이 더 짱일지도 모른다. 요즘 이야기하는 짱. 짱. 짱!

 

다시 새벽시장으로 돌아와서 흔적을 살펴보자. 빨갛게 건조된 고추도 한국산과 똑같은 것을 발견하고 마음이 움직인다. 여기는 지중해, 한국식 크고 빨간 고추가 새벽 야채시장에서 발견된 것은 분명 좋은 자극이었다. 일본에 돌아가면 “왜?” 튀니지아 지르바 새벽시장에 늠름한 모습으로 “나는 품질 좋은 고추이니 사세요!” 라고 어필하고 있는지 역사를 역추적 했다. 일본에 돌아온 나는 유럽의 아래쪽, 한국과는 한참 떨어져 있는 아프리카에 어쩐 일로 한국산 6쪽마늘과 한국산 고추가 있는지에 대하여 도서관을 찾았다. 오랜만에 역사를 노크해본다. 가물가물했던 상황이 순간 포착된 것이다. 특집 텔레비전 방송의 순간 포착처럼. 어흥!

 

원래는 유럽과 아프리카는 붙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날 화산이 폭발하여 뚝뚝 떨어져 나갔을 수도 있단다. 그러니까 붙어 있을 때 여자와 남자가 키스하고 이곳저곳을 만지듯이, 그때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위로 붙어있는 땅에 통과할 때마다 씨를 뿌리면 열매로 변하니 지금의 풍요한 북아프리카가 되었고, 맛있고 품질 좋은 홍고추가 있었던 것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필자에겐 다시없을 감동이었다.

 

그리고 생선도 아주 신선하고 맛있었다. 다시금 놀람을 금치 못한 것은 저녁식사 때 레스토랑에 가게 되면서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지중해라 그런지 피쉬(생선)요리를 시키게 되었다. 즐겁게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잡으며 기다리면 다시금 깜짝, 몇 번씩 깜짝. 한국 가정식 백반처럼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구운 생선은 한국식 구운 조기가 나오는 것 같았다. 디쉬(접시)에 담아 토핑(생선 위에 액세서리)을 피망과 같은 것을 이용해 아롱다롱한 색채로 장식을 해놓았다. 지중해 요리 중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알 것이라고 생각된다. 꽤 유명한 음식이다. 쿠스쿠스, 바로 그것이다.

 

요리하기 전에 재료를 보면 좁쌀같이 생긴 곡식에 치킨(닭)을 넣고 올리브오일, 토마토 페이스트, 토마토 케첩 등으로 오랜 시간 보일(삶기)도 한다. 이렇듯 이 지방의 장점을 살려서 만들어낸 생선 요리도 참 맛있다. 섬으로 된 일본이나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면 엄청나게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야채를 먹으며 생선은 포크로 쿡 찍어 입안에 넣으니 한국의 들기름과 사라다 기름이 아니라 올리브 기름을 두른 것이다. 맛이 별미라고 할까? 깔끔하다. 두 번 구웠던지 아님 쎈 불에 많은 양의 기름을 두르고 중간부터 불을 조정했는지 지금도 새록새록 생각이 날 정도로 뒷맛이 좋았다. 또 과일도 밀감과 오렌지의 짬뽕인 텐저링이란 과일도 싸고 지중해라서 당도가 높으며 꽤 맛이 있다. 미국의 마이애미에서도 거주한 경험이 있는 필자는 당연히 구별이 간다. 세계에서 플로리다 즉 마이애미는 상당히 과일이 트로피칼하며 신선도와 과일이 갖추어야하는 내츄럴 당분의 당도가 뛰어나다. 고급 감각의 하모니가 좋은 플로리다의 과일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액설런트하다. 튀니지아 탠저링은 어느 나라 탠저링보다 깊은 맛이 있고 기억에 되새겨진다. 그 탠저링에 푹 빠져 튀니지아의 골프장으로 향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나는 당분이 체내에 떨어질 듯하면 즉시 체감하는 스타일이다. 휠(느낌)로 감을 잡고 즉시 당분을 섭취해주던지 다른 방법으로 당을 보충하지 않으면 맥이 빠지고 늘어지고 쳐진다.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필자는 당뇨병과 고혈압환자는 절대 아니다. 이 병은 유전이 대부분이고 우리 훼미리에게는 없는 증상이다. 술과 담배, 마약은 선조 대대로 전혀 하지 않았다. 단 한 달에 한 번씩 생리통이 심할 때만 진통을 막기 위해서 막걸리 반 컵 정도는 마실 때도 있다.

아 참, 재미있는 발상이 떠오른다. 알콜(술)은 흥분제인가 마취제인가? 에 대해서 생각한다. 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내게 흥분제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마취제인 것이다. 그래서 생리통에 한 잔 아닌 반 잔만 먹으면 둔해지듯 사라진다. (진통이 사라지는 듯 착각한다.) 늘 이야기하지만 술을 먹으면 간이 뚱뚱하게 붓는다. 알코올은 마취제이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튀니지에서 두 시간 삼십분을 육로로 달리면 타발카라는 10홀의 근사한 골프장이 있다. 나의 골프장의 추억이란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골프장 중 3번 홀에 마음에 들어하는 곳이 있지만 그건 쨉도 되질 않는다. 똑같은 나뭇잎이라도 색깔이 연초록, 보통초록, 진초록이 있다. 지금은 전혀 놀래지는 않지만 맨처음 갈 때는 자연 그 아름다움에 몸둘 바를 몰랐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보이 프렌드를 만난 듯 아니 상봉한 듯 엄청 서프라이즈 했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 같다. 어떤 일에 놀랐냐고 하면 나뭇잎 색깔이 모두 진초록이었다. 세상에 어느 나라에 가도 이처럼 진초록이 예쁠 수는 없다. 세상 그 어디를 가도 아프리카처럼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진초록의 감동을 받는 일은 절대 없다. 일본에는 녹차 밭이 많고 녹차 생산지도 많지만 요즘 말로 한다면 게임도 안 된다. 만일 여러분도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체험하였다면 이 글을 읽고 더 없는 아름다운 감동에 동감할 것이다.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면 엄청나게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야채를 먹으며 생선은 포크로 쿡 찍어 입안에 넣으니 한국의 들기름과 사라다 기름이 아니라 올리브 기름을 두른 것이다. 맛이 별미라고 할까? 깔끔하다. 두 번 구웠던지 아님 쎈 불에 많은 양의 기름을 두르고 중간부터 불을 조정했는지 지금도 새록새록 생각이 날 정도로 뒷맛이 좋았다. 또 과일도 밀감과 오렌지의 짬뽕인 텐저링이란 과일도 싸고 지중해라서 당도가 높으며 꽤 맛이 있다. 미국의 마이애미에서도 거주한 경험이 있는 필자는 당연히 구별이 간다. 세계에서 플로리다 즉 마이애미는 상당히 과일이 트로피칼하며 신선도와 과일이 갖추어야하는 내츄럴 당분의 당도가 뛰어나다. 고급 감각의 하모니가 좋은 플로리다의 과일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액설런트하다. 튀니지아 탠저링은 어느 나라 탠저링보다 깊은 맛이 있고 기억에 되새겨진다. 그 탠저링에 푹 빠져 튀니지아의 골프장으로 향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나는 당분이 체내에 떨어질 듯하면 즉시 체감하는 스타일이다. 휠(느낌)로 감을 잡고 즉시 당분을 섭취해주던지 다른 방법으로 당을 보충하지 않으면 맥이 빠지고 늘어지고 쳐진다.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필자는 당뇨병과 고혈압환자는 절대 아니다. 이 병은 유전이 대부분이고 우리 훼미리에게는 없는 증상이다. 술과 담배, 마약은 선조 대대로 전혀 하지 않았다. 단 한 달에 한 번씩 생리통이 심할 때만 진통을 막기 위해서 막걸리 반 컵 정도는 마실 때도 있다.

아 참, 재미있는 발상이 떠오른다. 알콜(술)은 흥분제인가 마취제인가? 에 대해서 생각한다. 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내게 흥분제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마취제인 것이다. 그래서 생리통에 한 잔 아닌 반 잔만 먹으면 둔해지듯 사라진다. (진통이 사라지는 듯 착각한다.) 늘 이야기하지만 술을 먹으면 간이 뚱뚱하게 붓는다. 알코올은 마취제이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튀니지에서 두 시간 삼십분을 육로로 달리면 타발카라는 10홀의 근사한 골프장이 있다. 나의 골프장의 추억이란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골프장 중 3번 홀에 마음에 들어하는 곳이 있지만 그건 쨉도 되질 않는다. 똑같은 나뭇잎이라도 색깔이 연초록, 보통초록, 진초록이 있다. 지금은 전혀 놀래지는 않지만 맨처음 갈 때는 자연 그 아름다움에 몸둘 바를 몰랐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보이 프렌드를 만난 듯 아니 상봉한 듯 엄청 서프라이즈 했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 같다. 어떤 일에 놀랐냐고 하면 나뭇잎 색깔이 모두 진초록이었다. 세상에 어느 나라에 가도 이처럼 진초록이 예쁠 수는 없다. 세상 그 어디를 가도 아프리카처럼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진초록의 감동을 받는 일은 절대 없다. 일본에는 녹차 밭이 많고 녹차 생산지도 많지만 요즘 말로 한다면 게임도 안 된다. 만일 여러분도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체험하였다면 이 글을 읽고 더 없는 아름다운 감동에 동감할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미국의 4년제 정규대학의 교수들은 끊임없이 아프리카에 대해 발굴하고 연구에 빠져있다. 이 이야기는 미국 내에 있을 때 접한 이야기인데 미국에서 아프리카에 대해 연구를 하는 교수를 세상 최고의 인격자라고 말하고 또 최상의 대접을 하고 존경을 한다. 

이유를 묻자 대답은 간단했다.

생후 8개월 된 낙타와 필자

모든 사람이 아프리카는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 불청결하고 경제 약소국인 나라를 연구한다는 것은 참으로 훌륭하다고 평가하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사실 튀니지아의 현장에 가보면 별 다섯 개의 일류 호텔도 있다. 처음엔 필자도 튀니지에 치안도 좋지 않고 해서 호텔에 머물렀지만 소박한 서비스에 흡족했다. 타발카란 골프장도 인스탄트(인조) 잔디처럼 진초록이 빼곡하고 빽빽하게 잘 정리되어 보기도 좋고 쿠션도 좋다. 필자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영국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 이런 잔디를 깔면 선수의 몸에도 좋고 보기도 훨씬 좋아 TV에도 좋게 보일 텐데 하고 말이다.

한때 내가 테니스에 미쳐있던 추억을 더듬어본다. 그때나 지금이나 영국에서 윔블던 대회를 보려면 일 년 전에 동경에어 티켓을 손에 쥐어야 현지 관람이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절정이었다. 필자는 그즈음 테니스 광이기도 했었다. 포핸드는 오른팔로 백핸드는 왼팔로 양손을 사용한 플레이어였다. 일본 친구들과 우리 식구들은 게임 관람을 영국으로 가곤하였다. 물론 대회가 어느 정도 치러진 준결승부터 갔다. 피날레의 윔블던 대회를 실제로 가깝게 보면 아찔한 생동감에 경기장은 감동의 풀밭이 되어버린다. 아프리카의 잔디를 한눈에 보고 있노라니 그곳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아침 6시 30분, 튀니지에서 지루바까지는 훼리를 교통수단으로 배 위에 자동차 통째로 싣고 몸을 맡긴다. 1층은 자동차지만 2층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국인이 온다면 제주도 같은 느낌이 날 것이다. 

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제주도 같다는 것은 섬이란 뜻이다. 제주도와 지르바는 내용과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바다가 아름답고 하늘이 아름답다. 내 생애 감동적인 아름다움을 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풍경을 보고 나는 소리를 질렀다.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도대체 어디가 바다이고 어느 곳이 하늘인지, 하늘과 땅이 만나는 수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지구상에 어찌 이리도 아름다운 곳이 있었던가. 풍경은 내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가본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느낄 것이다.

 

필자는 자선사업 겸 일도 해야 되고 기부도 해야 하고 머릿속이 느려질 정도로 계획이 혼잡스러웠다. 

그때 생후 8개월 밖에 안 된 카멜(낙타)가 바로 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낙타의 특유 자세다. 자기 엄마로 착각이나 한 것처럼 나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엄마, 젖 줘.’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낙타의 키는 컸다. 생후 8개월이면 거의 어미 낙타와 크기는 비슷하다. 단하나 구분되는 것은 아기털이라 솜사탕 솜털 같다는 점이다. 뽀송뽀송했다. 나는 그날부터 낙타로 출퇴근을 했다. 그러면서 낙타주인은 필자가 낙타에게 가까이 가는 것을 꺼려했다. 야생낙타는 삐지면 물 수도 있다는 점에서였다. 하지만 나는 정반대 생각을 했다. 인생은 한 번, 그렇다면 오늘 역시 한 번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죽게 되어도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 낙타와 친목을 다졌다. 8개월짜리 야생낙타와 매일 만나면서 낙타는 내가 Ms. 인 것을 알았는지 내가 등에서 내려오면 쭈그리고 앉아 ‘엄마. 젖 줘. 흐흥.’ 하고 온갖 애교를 떨었다. 그러던 중 어느 사이에 찰칵! 한 방 찍힌 것이 걸작이다. 사진으로 보이는 장면은 내가 마치 어미 낙타(친모)인듯 명작이다. 어느 누가 봐도 그렇게 보인다고 한다. 독자 여러분도 판단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아프라카의 어미 낙타와 새끼 낙타, 인간을 초월한 필자> 이렇게 써도 될 법한 심정이다. 부탁해요, 팬 여러분. 마치 연예인이 된 기분이다. 기분이 들뜨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잠깐, 나의 사주를 이야기하면 매우 우습다.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 재미삼아 보는 사주집이 있다. 

 

내 일상생활을 이야기하듯 쭉 늘어놓는다. 신앙을 가진 지금은 안보지만.

 

①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

② 동식물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

③ 우주와 대화할 수 있는 사람.

큰 뜻이 있겠냐만 순수하다는 뜻 같다. 

아프리카라면 안 가본 사람들 모두는 덥고 무서우며, 아프리카인들은 야만인인줄 알고 있는데 그것은 전혀 틀린 이야기다. 동물의 왕국인 중앙아프리카만 제외하고 잘 더듬어 나가면 상당히 매력이 있는 나라이다. 보잘 것 없는 것부터 인간이라는 커다란 깨달음에 도착할 수 있다. 지루바에 도착하여 몇 시간을 달리면 그렇게도 동경하던 사하라 사막을 맞이하게 된다. 4륜구동 자동차로 우린 늘 다니지만 사막은 또 다른 면에서 내가 반한 곳이다.

 

낮에는 엄청 덥고 밤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곳. 낮에는 반팔, 밤에는 이불, 춥죠. 그대가 있으면, 둘이 덥겠지만! 그곳에 방문했을 때 삶을 다시 살게 되었다. 텐저링과 물, 프랑스의 바케트빵, 튀니지아도 빵이 주식이라 물론 빵이 있다. 필자가 시를 쓴 것도 있다. 사막에 푹 빠진 내용을 버터 대신 올리브 오일에 찍어 먹는 습관. 또 강아지가 일본에 많은데 그 강아지들이 모두 사막에서 뛰어 논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뜨겁다. 낮에 뜨거운 기온 속에 달리다 강아지들이 사막 모래에 화상을 입을까 걱정을 하며, 강아지를 위하는 사랑 어린 슬픈 내용의 노래를 내가 직접 작사하고 사막 위에서 시를 썼던 것이다. 그것을 일본으로 들고 와서 녹음을 했고, 또 한국에서도 했다. 작사는 필자고, 또 노래도 필자!

 

작곡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6개월에서 1년이 걸려 프로듀싱 했다. 독자 여러분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것이 문득 생각난다. 한국어와 일본어. 그리고 강아지 노래를 무대로 튀니지아 사막에서 지구상에 숨쉬는 동물의 한 인간으로서. 일본 집에 무려 스무 마리가 넘는 강아지들이 있다. 사람들은 강아지들을 보며 선조가 견공이 아니었느냐고 이야기 한다. 필자는 강아지도, 나무도, 사람도 좋고 모두 좋다. 모든 살아있는 것이 좋다. 음반 녹음 때 잘 진행이 안 된 것도 생각이 난다. 엽기적인 노래라고, 웃음을 참으려 몇 번이나 NG가 나 며칠 녹음이 계속된 점도 말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캐릭터 메구스 노래다.

 

그 당시 사하라 사막은 알고보면 조금 무서운 사막 중 하나라고 한다. 우리 일행은 길을 가다가 잘못 가기도 했다. 바닥은 파우더(얼굴에 바르는 분)보다 고와 푹푹 발이 들어간다. 그렇게 고운 모래는 처음이었다. 우린 모래 위를 달리는 랠리(사막 위를 달리는 차)에 출전한 선수처럼 한참을 달렸다. 

사막엔 중앙선도 없고 교통 팻말도 없다. 운전을 하고 있던 운전수는 현지 사람으로 그들도 늘 그렇게 길을 잃곤 한단다. 대충 감각으로 다니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도 크다고 한다. 길을 잃고 밤이 되면 거의 희망이 없다고 본다. 낮에 육식동물이 다니는 중앙아프리카가 아니라 안전하지만 밤이 되면 그땐 정말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동물이 밤에 나와서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고 했다.

목숨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하라 사막에서 길을 잃었던 우리 일행은, 텐저링도 몇 개 남아있지 않고 물도 별로 남아있지 않아 한 모금 씩 나누어 마셨다.

빵도 얼마 남아있지 않아 모두 긴장하기 시작했다. 만일에 대비해 일본 집에 연락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휴대전화도 안 통하는 지역이었고 이곳에서 죽으면 한 줌의 흙이 될 것이었다. 저녁노을이 질 무렵, 꽤 시간이 흘렀고 찬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물은 바닥이 났다. 앞을 봐도 모래, 뒤를 봐도 모래. 파도처럼 웨이브(굴곡)이 있는 모래. 양 옆을 봐도 굴곡. 모든 것은 똑같고 간간히 오아시스라는 약간 풀이 돋아있는 곳이 있을 뿐, 그것이 전부였다. 우린 죽음을 각오해야만 했다. 새로운 방법이 없었다. 통신이 두절돼서 내가 봤을 때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 인도계 현지인이 마침 나침반이 있으니 그것으로 방향 설정을 하자는 것이었다. 직경 3.5cm 정도의 동그란 나침반을 꺼내놓으면서 “자동차에서 모두 내리시오”하였다. 그의 말에 따랐다. “나침반을 모래 위에 놓을테니 잘 보세요.”하는 말에 우리 일본팀은 하-이! 라고 일제히 긴장한 듯 대답하였다. 

드디어 나침반이 방향을 가리켰다. 저쪽이다! 여기서 저기로 내려가면 사선 방향이다. 우린 쭈그리고 앉아 토론하며 결론을 내렸다. 어찌 이리도 고마운 일이. 내가 건축인으로서 나침반을 건설 현장에서 사용은 해도 그렇게 목숨 구하는데 쓰일 줄은 몰랐다. 영화에서 그렇게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영화이다. 그때 생을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다. 

사막 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그때 스쳐가는 생각은 솔직히 ‘나는 살아야지. 아니, 살고 싶어.’ 이 생각보다는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모든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죽음 앞에 반항 없이 가리라. 이러한 생각이 지금도 선명하다. 그런 경험, 체험까지 했는지라 지금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라 첫 번째 튀니지아가 되었다. 

사하라 사막에서 가져온 고운 모래를 유리병에 일생보관

아이를 낳은 어미소가 좋은 젖을 물리기 위해 고개를 뻗어 비교적 신선한 위쪽의 풀을 뜯기 위해 고개를 길게 뻗어 먹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

그 후 부터 튀니지아의 민족들이 사랑스럽게 보였고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나침반 아저씨 때문에 살 수 있었다. 나침반이 그때 그 상황에서 없었더라면, 늘 소지하고 다닌다고 해도 그날 우연히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필자는 일본에 돌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튀니지아의 미래를 위해 자선봉사를 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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