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노는 노팬티

- 흘러내리는 듯한 아름다움 -

아름다운 그 모습과 여성미 넘치는 정결함이 격조 높게 묻어나는 자파니즈 트래디셔널 드레스 기모노. 실제로 기츠게(기모노 입히는 사람)도 할 수 있는 기모노 연구가이기도 한 나는 매번 그렇게 느낀다. 한 벌의 기모노라고 타이틀이 붙기까지는 한복 치마입고 저고리 입으면 끝나는 과정과는 매우 다르다. 하나하나 정성스레 덤비지 말고 슬로모션으로 보는 영화 장면과 똑 같다. 첫째 천천히, 둘째 천천히, 셋째 천천히 이다. 만일 빨리빨리 하다 실수가 발생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 기모노란 입는다는 표현보다 한곳한곳 작품으로 이어가는 것처럼 하나하나 공을 들여 배운 대로 원칙대로 움직여야 한다. 즉 순서와 모든 과정을 기모노 학습에서 배운 것과 같이 철두철미하게 미스가 없도록 해야 한다

기모노를 입을 때는 기츠게(기모노 입히는 사람)에게 요금(3천엔 정도)을 지불해야 되고 공식화된 특정 요금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기모노는 한 벌 입기까지는 악세사리와 부속품이 참으로 많이 필요하다. 어느 것 하나 빠지면 기모노를 입을 수 없다. 위에서 얘기한 악세사리 부속품이란 모두 돈으로 환산된다. 한 벌에 얼마가 아니고 한 벌 입기 위한 금액이 각각 따라 오는 것이다. 미국의 드레스든 유럽의 드레스든 한국의 치마저고리도 한 벌에 얼마이다. 비싸든 싸든 양복 값이 한 벌로 값이 매겨진다. 이에 비해 기모노는 입기 위한 과정에 필요한 도구도 여러 가지가 되기 때문에 종류도 많고 값도 각각 비싸다. 실부터 일일이 나염을 하고 천도 나염 한 것을 베틀로 한 벌 한 벌 계속 짜니 값도 그렇고 품격이 높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민족의상으로 필리핀 의상도 좋아한다. 어깨 모양이 나비 모양으로 여성스럽고 특이하다. 그러나 이것은 기계에서 팍팍 찍어서 나온 것 같은 냄새가 금방 나온다. 이에 비해 기모노는 하늘하늘거리며 특히 뒷부분이 섹시

하다. 품질 좋은 실크 100%라 눈이 뚫어지라보아도 보아도 여성미가 넘치는 씰루엣이 나온다.

기모노 입는데도 엄격한 규칙이 있다. 뒤에서 보아 팬티 자국이 보이면 안 된다. 팬티 부분의 라인이 드러나는 것은 절대절대 금물이다. 당연히 남자도 기모노가 있다. 한복에도 바지 저고리가 있듯이. 그러나 남자는 훈도시(면으로 된 천을 길게 만들어 두르는 것), 즉 스모 선수들이 입는 그런 모습이지만 볼륨은 없다. 

이상하게도 여자 기모노는 히프가 툭 틔어 나와 보이게 타이트하게 말아 마감을 한다. 걸을 때 매우 섹시하고 여성스럽다. 반면 남자 기모노는 마치 아기 귀저기 같이 길게 만든 훈도시를 허리에 고무줄 대신 끈으로 고정하고 있다. 마치 맞주름치마처럼 주름이 깊이 들어있는 하단이 귀엽다고 할까 때때옷 입는 것 같은 느낌이 확 난다. 이것은 격식을 차려야 할 때는 필히 입어야 한다.여성의 기모노는 매우 여성스럽고 섹시한 반면 엄청나게 값이 비싸다. 상상을 초월한다. 사실 일본인들도 호몽기 같은 값비싼 것은 말할 것 없고 보통의 기모노도 한 벌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 워낙 돈이 많이 드니까 론(월부)으로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꼭 필요하면 월부로 사면된다. 물론 렌탈 기모노 숍도 많다. 하지만 렌탈을 하게 되면 자신의 몸에 맞는 것을 구하지 못하니 입어도 기모노다운 멋이 나질 않는다. 기모노의 가장 큰 특징이 품위와 격조를 따지는 것이 첫 째 조건이다. 한 벌로 딱 끝나는 것이 아니다. 1년중 7월은 안 입는다. 더워서 그런 것도 있고 풍습이 그렇다. 기모노를 입을 때는 반드시 왜 입어야 하는지, 만나는 사람의 대상, 수준, 어떤 장소인지, 손 위 사람인지 손아랫사람인지 사전에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얼굴 깎이는 일(수치스러운)을 안 당한다고 보면 정확하다. 기모노는 입을 때마다 격조가 틀리고 엄격한 규칙이 있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는 입장도 못하고 상대를 만나지 못한다. 다양한 예를 들어보자.

첫 째. 손 위 사람을 뵈러 가는 경우

둘 째, 손아랫사람을 만나러 가는 경우

셋 째,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경우

넷 째, 평상복의 기모노

다섯째, 결혼식 때 입는 기모노

여섯째, 일상적인 방문을 할 때의 기모노

일곱째. 검정기모노(결혼식 전용)

여덟 번째. 검정기모노(초상집 전용)

이 여덟 가지가 기모노의 본체이다.

 다음은 ‘오비’라고 하는 기모노의 허리에 두르는 것의 종류로 일반적인 ‘오비’와 ‘마르 오비’, ‘후쿠로 오비’ 세 가지가 있다. 그리고 ‘오비’로 맨 후의 모습을 겸한 표현으로 ‘나고야 무스비’, ‘후쿠로 무스비’, ‘다이고 무스비’ 세 가지가 있다.   그 다음 준비물은 앞으로도 첩첩산중이다. ‘오비’를 메는데 필요한 부속품으로 ‘오비 지메’, ‘오비 앙에’가 있는데 이게 없으면 안 된다. 그리고 목 부분을 예쁘게 보이기 위한 연출로 ‘가사네 에리’와 에리 속에 넣는 싱이 있다. 한국식으로 두 번째 것은 한복의 동정 부분에 해당한다. ‘가사네 에리’는 두 개 정도 끝이 조금씩 보이도록 넣어도 멋스럽다. 뒤의 ‘오비’는 여러 모습으로 연출이 가능하고(규칙에 의하여) ‘오비’ 속에 작은 배게 같은 것을 넣어 볼륨이 있게 해줘야 한다. 이 모두가 기초에서부터 배워야 하고 복습과 연습을 수도 없이 해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고도의 숙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라이선스(자격증)까지 부여하기도 한다. 

일본의 성인식의 축제는 매우 화려하고 기다려지는 전례 행사다. 영화에서 한번쯤 보았을지 모르지만 자세히 설명을 해보겠다. 미쓰(처녀)들이 입는 기모노는 ‘후리 소데’라고 하여 소매 끝이 길다. 오비를 등 뒤에 매는 모습도 화려하게 수놓은 정사각형이나 꽃 모양이라든지 나비 모양이라든지 드디어 세상에 여성이 된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물론 나도 그런 과정을 당연히 거쳤다. 그리고 다른 한 종류는 기혼이나 또는 미혼이 아니라도 나이가 30대가 넘어서도 ‘미쓰’라면 도메 소데 라고 하여 짧은 소매를 선택한다. 일본에서 격조 높은 곳에 갈 때는 누가 뭐래도 기모노를 입는다. 그러나 기모노는 ‘오비 지메’, ‘오비 앙에’, 기모노 본체, 오비, 가사네 에리 등 크게 5가지로 나누는데 각각 돈이 따로따로 든다. 특히 기모노 본체와 기모노 오비는 몇 백만 엔에서 몇 천만 엔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금방 주문해서는 되지도 않는다. 값 싼 것을 입으려도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보통 6개월은 기다려야 되며 어떤 것은 1년도 더 걸리기도 한다. 한마디로 예술처럼 작품성이 강하다. 비싼 만큼 돈을 그대로 ‘꼴깍’ 먹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여담을 한 가지. 통계로 전 세계에서 일본이 범인을 가장 잘 잡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자파니즈 폴리스, 절대 칭찬이 아니다. 기모노 입듯이 하나하나 알을 부셔서 세어보고 또 세어보는 관찰력과 주의력이 뛰어나서 그런가보다. 그만큼 기모노를 걸치는데 많은 절차와 노력이 필요하다. 한번 입을 때 평균 30분은 소요된다. 기모노 입을 때는 기츠게(입히는 사람)도 입는 사람도 일체가 되어야 한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그냥 대충대충 입으려고 해도 악세사리, 도구들이 잘 맞아야 한다. 아구리가 맞아야 한다. 그래야 기모노 특유의 고상함과 격조가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물론 다른 외국인들도 놀랄 것이다. 옷 입는데 격조가 그렇게 필요 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나의 생각은 Yes, Yes! 절대로 그렇다. 미국이 짧은 역사에서도 예절과 품격이 있고 신사도가 있다. 이 또한 격식과 격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격조란 에티켓이다. 어디에서나 예의범절이 가장 중요시된다. 세계 각국을 다니며 일하는 나이지만 예의와 친절함은 이런 민족의상을 통해서도 전해 내려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예의범절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조건이다. 나는 스스로 기모노 연구가로 자부한다. 말이 거창할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일본에서 사업상 해외 출장이 많고 종종 기모노를 입고 단상에 올라 스피치(연설이나 인사)를 한다. 그럴 땐 마치 상대국을 방문하는 미국 대통령처럼 그 나라의 언어로 말하고 이를 위해 몇 시간씩 연습까지 한다. CEO로서 회사를 대표할 때는 반드시 최고의 격식을 갖추어 기모노를 입고 등장한다.  기츠게를 마스터하고 라이센스를 따고, 그리고 계속 연구해야 격조 높게 기모노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다비(버선) 이라고 하여 걸어갈 때도 워킹 연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일본인은 누구나 해야 한다. 다비를 신고서는 엄지발가락이 안으로 살짝 들어가는 듯이 사뿐 사뿐 걸어야 된다. 그리고 천천히. 아무리 격조 높은 기모노라 해도 매너와 예의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 속된 말로 퍽 퍼진 마음을 가진다면 그건 절대 엑스, 엑스(XX)다. 한 올 한 올 짠 것처럼 한 숨 두 숨 내쉴 때도 교양과 격조를 최우선으로 지켜야 한다.  나는 기츠게 없이 혼자 기모노를 입게 된 지도 어언 수십 년이 되었다. 베테랑이다. 기모노를 혼자 입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연구와 연구를 거듭해야지 가볍게 여기거나 까불까불한 마음은 절대 금물이다. 그래야 품격 높은 기모노의 연출을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기모노중에는 교토의 쯔지가하나(브랜드 이름)를 빼놓을 수 없다. 화려한 꽃 모양이 마치 실제 향기를 뿜고 있는 듯하다. 꽃이 살아 생생히 눈앞에 가득 피어오르는 듯하다. 아마 이 맛을 느끼지 않았다면 백번 얘기해도 이해가 잘 안될 것이다. 일본 여성의 꿈이라고도 할까. 이럴 때를 뭐라고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가슴이 벅차다. 기모노의 예술적인 느낌을 받으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교토의 쯔지가하나는 감동 그 자체다. 이것은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릴 때 입는 기모노로 일본의 대표적인 기모노 브랜드다.

그리고 호몽기가 있다. 아마 독자 여러분 중에는 매스컴을 통해 본 적이 더러 있을지도 모르겠다. 왕실 가족이 나올 때 입고 있는 기모노가 호몽기다. 기모노 가운데 최상급이다. 최고의 격조와 기품이 담겨있으니 상대에 대한 예의범절을 중요시한다는 표시로 보면 된다. 그뿐 아니다. 비가 오면 기모노에만 입을 수 있는 전용 우비가 있다. 이것도 따로 구입해야 한다. 기모노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물에 적시면 안 된다. 천연 실크이기에 조오리 라고 하여 구두 같은 다비(버선) 위에 조오리를 신고 그 위에 덮개가 있다. 소중한 소품도 비와는 절대 엑스엑스(XX) 금물이기 때문에 머리부터 몸, 발끝까지 최선의 노력과 걸음걸이까지 승부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대충대충 이란 습관으로 기모노를 접하려면 기모노를 못 입게 되고 안 입는 게 낫다. 내가 기모노에 애착이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계속 노력을 해야 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점이 맘에 든다. 

와후 브라자(기모노 전용 브라자)도 유방이 나처럼 볼륨있고 툭 튀어나온(사이즈 F) 여성은 필히 이때 전용 브라자를 안 하면 절대 안 된다. 입은 후의 모습이 헝클어진 머리같이 뒷맛이 쓰다. 이처럼 온갖 정성을 쏟아 부으며 기차게 노력해도 또 있다. 팬티의 선이 보이면 엑스 엑스 엑스 엑스다(XXXX). 노팬티로 연출 마감을 해야 한다. 기모노를 입은 여성은 기분이 히끼시마루 즉 긴장되고 좋은 기분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기모노를 입으면 그게 바로 그 뜻에 가깝다. 내가 기모노 연구가로서 늘 기모노를 착용할 때도 그런 기분이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 섹스 자극처럼 전율이 느껴진다. 이유도 확실하다. 

팬티를 입으면 암모니아 쥬스 발사하는 곳을 서포트 해주지만 기모노의 경우 알몸 그대로 이므로 한 발 두 발에 느끼고, 세 발 네 발에 오르가즘에 도달한다. 참으로 여성미를 잘 살려주는 트래디셔널 드레스 기모노의 특징에 흠뻑 빠진다. 그래서 일본 영화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기모노의 남녀 사랑에는 SEX 비슷한 장면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대상을 받을 만한 일본 영화에서 이러한 영상을 보여주는 것도 기모노가 여성의 SEX 촉진제 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더도 없고 둘도 없이 느끼는 대로 솔직히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한 걸음의 값비싼 오르가즘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