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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르메(오징어)를 싫어하다니. 누가?

말 그대로 마른 오징어, 스퀴드(오징어)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된다. 일본이나 한국에선 친숙한 먹을거리다. 나는 씹어 먹을 때 소리가 나는 웨하스(쿠키)나 아니면 딱딱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비가 올 때는 빗줄기를 보거나 빗소리를 들으면 식욕이 왕성해지므로 꼭 오징어가 먹고 싶어진다. 그리고 무언가 씹으면서 발상을 떠오르게 유도한다. 하기야 미국의 베이스볼 선수들도 껌을 씹으며 야구를 하는 것을 보지만 그게 괜히 씹는 것이 아니다. 씹는 것이 더욱 집중이 잘 된다. 딱딱, 소리는 내지 않지만 필자의 경우도 그렇게 말이다. 미국인들도 씹는 것을 즐기는 문화인데 오징어하면 눈이 동그랗게 되고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특유의 미국인 행위가 나온다. 노 No, 노 No, 노 No! 나는 미국 남자친구도 많다.

다른 뜻이 아니고 여자들은 대개 조잘조잘 거리고 남자들은 조금 묵직하게 말하니까 내가 듣기에도 편하다. 조잘조잘(터커티브)는 나와 안 맞는다. 나를 보고 사람들은 사교적이라고 상대편이 늘 이야기하곤 한다. 맞는 말이다. 사교, 사교가 즐겁다. 곰보다 여우가 낫다고 하지만 여우도 여우 나름이다. 나를 보고 불여우라고 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어찌됐던 여우 앞에 타이틀이 하나 더 붙어서 뜻은 잘 모르겠지만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볼까 한다. 아니면 착각? 어찌됐건 둘 다 좋다.

 

 

그런데 불여우가 추천하는 오징어 다리는 왜 그렇게 미국사람은 놀래는지. 네이벌훝(동네 사람)들과 가끔 홈파티 할 때 오징어를 구워들고 나오면 일단 다리가 싫다고 한다. 이유를 묻자, 대개의 경우 다리를 먹지 않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왜?” 하고 묻자 다리 달린 것을 먹으면 운이 막힐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노인들은 잘 모르지만, 또 내가 아는 사람들의 직업은 각각 다르지만 영피펄(젊은이)가 많고 모두 성격이 밝다. 루이와 루이오 요부 (한 친구가 그러면 다른 한 친구도 닮아간다.)라는 일본 속담에 있는데 공통점을 소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의 미국 친구는 오징어는 절대 먹질 않는다. 대화법에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하면 안 된다, 라는 에티켓이 있다. 그러니 익스큐즈미(미안합니다)라고 해서라도 먹고 싶은 걸 나답지 않게 양해하고 먹는다.

 

스퀴드(오징어) 고단백에 좋은 콜레스톨도 함유가 되어있고 맛도 있다. 일본의 수르메도 같은 말이나 오징어는 울릉도 한국 오징어가 약간 달면서 맛있다. 뒷맛이 슬쩍 당긴다. 강원도에 가서 오징어를 직접 사본 적도 있지만 속초 오지어는 나한테 조금 짠 듯하다. 그리고 단맛이 우러나오지도 않는다. 가끔 오징어 카레도 만들어 먹는다. 별미라고 할까? 맛있다. 미국사람들은 오징어가 구워져 나오면 노 No, 노 No, 노 No 라며 임팩트(인상)가 강하다. 겁쟁이같이 느껴지기도 했고,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니 미국이란 참으로…… 말이 리즈미칼하고 업 다운의 음색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슬쩍 몸의 제스쳐까지 오우 노우라고 한다. 오징어 다리가 무엇보다 싫다고 한다. 문어다리 역시 싫단다. 땅이 넓어서 그런지. 오징어를 잘 씹어 먹으면 더욱 더욱 맛이 난다. 여러 가지 조미료를 섞은 듯한 깊은 맛의 추억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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