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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으로 살아온 나의 반세기

가축이라 부르리! 덧없이 행복한 날들, 꿈 많던 소녀시절. 그리고 학창시절 긴 시간의 해외유학. 무엇을 배우러 왜 갔었는지, 긴장감 없이 전 세계를 씩씩하게 늠름하게 당당하게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생각이 확실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느낀다. 꿈도 남보다 몇 배, 먹는 것도 남보다 몇 배. 이렇게 지내려면 잘 시간은 거의 없다. 가축이라고 하니 무슨 이야기를 하려나 하고 놀랐을 것이다. 놀라지 않아도 된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인생관이 자신을 가축이라 착각하고 사는 것이 일이 잘 풀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누군가는 인간보다 가축이 훨씬 행복하다고 한다. 나는 늘 부러워했었다. 동물은 고민이 없다. 허나 인간은 눈만 뜨면 쓸데없는 생각이 쓸모 있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다. 인간의 뇌 구조는 교묘하게 움직인다. 좋게 표현하면 잘 돌아간다고들 한다. 잘 돌아가는 사람을 보고 ‘머리가 좋다, 아이큐가 높다.’ 라고 말하는데, 표현의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어찌됐든 인간은 좋고 착한 생각이 있으나 그걸 실천하려고 하면 뇌세포 중에 꼭 나쁜 쪽으로 몰고 간다. 나쁜 세포의 농도가 짙은 모양이다. 좋은 생각을 하는 와중에 나쁜 쪽으로, 고속도로의 고속버스처럼 쏜살같이 방향을 튼다.

 

 

그래서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 각국의 인종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울화통이 터지는 것을 울화통이 안 터지게 하는 속도조절이 남보다 월등해야 한다. ‘아이고, 어쩌나!’ 하고 있으면 패배자에 불과하다. 항상 승부의 세계이기 때문에 판단력이 빨라야 한다. 내가 인간이 아닌 가축이라고 생각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도, 그 고통스러운 순간순간들을 슬기롭고 똑똑하게 이겨내야 한다. 인간의 힘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허나 가축들은 한계가 없다. 먹고 배부르면 자면 된다. 고민 따윈 없는 것이다. 인간은 나쁜 쪽으로 머리를 굴리고 싶어 하는 지능이 무척 발달되어 있다. 나 자신도 항상 예민하게 느낀다. 그때마다 속으로 ‘나쁜 쪽은 절대 아니야. 그 길은 내가 갈 길이 아니야!’ 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기 시작한다. 

 인간은 좋은 길을 갈수가 없다. 어려워서 포기하고 쓸데없는 고민만 하루, 이틀, 사흘 열심히 고민한다. 고민만 하면 해결이 되는 줄 알고 말이다. 인간의 뇌구조 상 고민하면 더 나쁜 쪽으로 지능은 향한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반세기 동안 가축으로 아니 가축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것이다.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고민하고 걱정해도 해결은 안 되기 때문에, 가축으로 생각하고 살면 일도 잘 풀린다. 왜냐하면 가축은 단세포이기 때문이다. 

가축을 동경하며 가축처럼. 좋게 표현하면 가축과 나는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본인은 그렇게 늘 느껴왔다. 소화기 계통도 그렇고. 뭐가 다르단 말인가. 잘난 척 하는 것보다 순수한 것이 빛나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하여 나는 가축이다. 고민 하나 없는 가축인 것이다. 고민이라고 뽐낼 것도 없고, 나쁜 쪽으로 생각을 할 일도 없고 앞만 보고 달리는 동물의 왕국의 가축인 것이다. 

하지만 가끔 나는 사람이 무섭기도 하다. 이때껏 내가 사랑으로 베풀면 배신으로, 아니 사기로 나를 몰아 붙였다. 끝없는 사랑이 한없는 배신으로 돌아왔다. 99% 그러했다. 중앙아프리카의 동물의 왕국이 나의 머리를 스쳐간다. 나를 놓고 사람들이 내 살을 이곳저곳 뜯어 먹는 것 같다. 뜯어먹다 못해 나의 뼈까지 갉아먹는 느낌을 나는 받고 있다. 그래도 상대는 아랑곳 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나를 갉아먹고 뜯어먹는다. 내가 사람에게 얼마나 지쳤으면 가축으로 살겠는가? OO나라가 가장 심했던 것 같다. 그곳은 바로 지금 있는 곳인 것 같다. 내가 행복하게 살기위해 아직 더 남은 인생 끝까지 가축으로 삶을 마감하리라고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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