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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룸 벽에 걸렸던 한 점의 그림이 좋아서…

가족과 한국에 오면 그림이 좋아서 늘 머무는 호텔이 있다. 처음 그 호텔을 만난 당시에 그 호텔은 장충체육관 근처에서 막 오픈을 했었다. 설계를 일본에서 하였기 때문에 일본과 연관이 있었고 그러한 이유로 호텔에 투숙하게 되었었다. 아마 1980년도 가을이라고 생각한다. 늘 그렇듯이 스위트룸을 잡고 벨 보이가 짐을 들고 따라오며 방을 안내하고 키로 문을 열어준다. 여성이 혼자 투숙하다보니 여러 가지를 면밀히 따져보게 된다.

스위트룸엔 침실 한 개가 있고 옆방에는 따로 별채로 응접실이 위치해있다. 나는 여행자가 아니고 비즈니스 우먼이기 때문에 찾아오는 방문객에게 침대를 늘 보이기 싫어하는 것도 있고 침대 위에서 무슨 발상을 불러일으킬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응접실이 있는 곳을 택하고 있다. 

S호텔 스위트룸에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필자가 그린 그림.

룸차지는 조금 더 나가지만 그만큼 좋은 발상을 뽑아낼 수 있는 여건이 나에게는 필요로 한 것이다. 한 마디로 조건부터 내가 투자한 만큼 여러 가지 특별한 발상을 나는 순간순간 내 머릿속에서 나와 주어야 지탱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발명가는 아니지만 연구가이면 틀림없이 내 주위 환경이 항상 주목된다. 그런 이유로 늘 출장을 결정하곤 한다. 비싼 방에 있으면 그만큼 얻는 것도 많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당시 룸서비스의 커피는 맛있었다. 나는 전화를 들고 커피를 많이 마시는 관계로 세 잔을 부탁했고 그 당시 호텔에 아이스크림 룸바라는 메뉴가 있었고 나는 그것을 즐겨 룸에서 딜리벌(배달) 시켰다. 참 맛있는 아이스크림이었고 세 가지 색의 긴 유리그릇에 횡대로 나란히 들어있었다. 깨끗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그렇게 여장을 풀고 뱃속에 세 잔의 커피와 아이스크림이 들어가니 차분한 기분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이 몸속에 들어가면 일단 안정이 되는 것이다. 

천장에서 눈이 떨어지고, 소파에 앉아 있으려니 가만히 있자 ‘그림이 내 마음에 드는데?’ 하고 스쳐가는 느낌이 있었다. 나는 즉시 룸 전화로 벨 데스크에 전화해서 벨 보이 한 명을 룸에 올라오라고 하였다.

저 벽에 그려진 그림이 참 마음에 들어 내가 당장 그리고 싶은데 도화지와 물감, 붓 HB 연필을 사오라고 부탁하자 30분 정도 만에 모든 것을 사가지고 호텔 벨 보이는 다시 내 방에 나타나 준비물을 놓고 나갔다. 나는 원래 그림에도 취미가 있는지라 마음에 드는 그림을 보면 즉시 그리는 습관이 있다. 

그림의 작가와 함께.

길거리 작가처럼 나는 HB연필로 굵은 선을 일단 스케치 하여 그려 내가고 다음으로 색채를 만드는 작업은 손을 빨리 움직여 거의 두 시간 만에 멋진 벽의 그림을 그려냈다. 제 삼자가 보아도 누가 그렸는지 궁금해 할 정도로 그림이 똑같다. 필자는 작가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아볼 생각이다.

 

나는 상업을 하기 위해여 그린 것이 아니고 단지 그림이 좋아서 그린 것이다. 작가가 OK하면 그림을 책에다 싣고 싶다. 2시간 만에 그린 그림인지라 애착이 간다. 어느 호텔 스위트룸 벽에 걸려있던 한 장의 그림이 나를 감동에 빠지게 했다고.

여느 때와 같이 방 구조와 도배지와 천장의 스프링클러(화재방지)가 잘 달려 있는지 점검차원에서 살펴보았다. 혹시 불이나면 비상구는 어디인지 꼼꼼히 살펴보고 조사를 한다. 해외출장이 잦은 필자는 어떤 일이라도 당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방어책으로 살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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