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VS. 밥국 빅매치
국밥
위의 단어는 밥과 국일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틀렸다. 밥상 위에는 항상 밥 옆에 국이 마련되어 있다. 또 밥을 국에 넣는 것이지 국을 밥에 엎어 때려 넣는 것이 아니다. 음식 타이틀이 좋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 지금부터 타이틀 매치나 해볼까 한다.
2010 한국밥상 청코너 국밥팀 vs. 홍코너 밥국팀 !
국을 끓이려고 재료를 준비하는 청코너 국밥팀. 밥을 지으려고 쌀을 그릇에 담는 홍코너 밥국팀! 치열한 게임을 벌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국밥팀. 이에 맞대응하여 국밥인지, 밥국인지 이번 기회에 확실히 판가름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여 우승에 목표를 두는 홍코너 밥국팀…….
시작에 앞서 잠시 심판인 메구스를 소개하기로 한다. 메구스는 ‘왜?’ 심판이 되었냐고 물으면 요리를 만드는 것에 취미가 있고 메구스가 만든 요리를 먹어본 사람은 지금도 물어본다. “그 요리 언제 다시 먹어볼 수 있냐”고! 특히 일본에서는 안부전화인 것처럼 속임수를 써서 전화가 걸려온다. 늘 알랑방구를 떤다. 부드럽고 친절한 듯, 살랑살랑하게. 그러나 나는 이미 그들의 목적을 읽고 있다. 눈치가 빠르고 재치도 있는 메구스는 전화상의 ‘모시모시’ 억양만으로도 금방 눈치를 챌 수 있다. 대화는 공통점을 이야기해야 되는 것인지 다들 아는 모양이다. 일단 메구스가 좋아하는 대화부터 끄집어낸다. “요리 하나 가르쳐줄래?” 하고 상대방이 묻는다. 그럼 메구스는 되묻는다. “무슨 요리? 아니, 어느 나라 요리?” 하고 말이다. 먼저 레시피를 알려주기 전에 어느 나라 음식을 좋아하는지, 혹은 매운 맛인지 싱거운지, 달콤한 것인지도 말이다. 그 다음 라이스(밥) 종류인지, 밀가루 종류인지. 그걸 다 물어본 다음 스프(국물)있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마른 것을 원하는 것인지 까지 상세하게 물어본 다음 오리지널 레시피를 가르쳐준다. 한국의 김치, 배추김치를 담는 법도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모두 소문을 들은 모양이다. 메구스는 요리를 잘한다고! 일본은 작고 귀엽고 앙증맞게 생긴 것을 선호하고 좋아한다. 요리하면 메구스이고 메구스하면 당연히 요리이다. 척척빵빵 요리사! 자신만만하니 그럼 배추김치로 결정한 다음 일본에 있는 집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집이라고 해도 단독주택이 아니다. 잠시 설명을 하자면 백화점 별관이다. 백화점을 오래 경영하다보니 신축으로 옮기고 별관을 자택으로 꾸민 것이다. 4층 별관 전체가 자택으로 쓰이는 것이다. 1층은 응접실, 2층은 부엌, 그리고 3층과 4층은 바깥에 백화점 본관과 통과하는 통로는 있지만 그것을 사용하지는 않는 집이다.
일단 지금부터 국밥인지, 밥국인지 심판을 하려면 요리의 다양한 기술이 없다면 심판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국밥인지 밥국인지는 아직 승부가 나지 않은 상태라 이 상황에서는 확정지을 수 없다. 조금 더 심판인 메구스의 자질을 이야기하겠다.
필자는 배추를 사러 야채시장에 가서 배추를 고른다. 한국에 있는 배추와는 당연히 다르다. 겉모양은 비슷하지만 섬유질이 덜 들어가 있고 배추가 씹는 소리도 별로 크지 않다. 아삭아삭한 느낌의 강도가 훨씬 약하다. 수분이 많고 배추의 흰 대에 들어있는 세로로 된 흰 줄 같은 선이 약하여 샤브샤브나 스끼야끼를 할 때에는 제격인데 한국김치를 담굴 때는 빵점이다. 그래서 일본에 김치가 있어도 맛이 다른가보다 하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필자는 잠시 생각에 빠진다. 배추 윗부분은 일단 일본요리에 쓰기로 하고 한국요리 김치엔 배추의 스커트(밑부분) 부분만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하여 배추 속잎과 겉잎 생각을 하면서 뜯어 왕소금에 절인다. 숨이 죽어 절여졌다고 판단이 서면 잘 씻어서 소쿠리에 건져 자연적으로 물기를 뺀다. 다음은 정말 진짜로 내가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미니츄어(꼬마) 배추김치를 만들기 위해 아주 맛있고 칼로리도 적당한 다이어트 김치의 양념을 섞어볼까 한다.
일단 무채를 썬다. 굵기는 각자 좋아하는 크기로 본인들이 손으로 직접 썰어야 한다. 썬 무를 가는 소금으로 숨을 죽이게 살짝 뿌린다. 그 다음에는 살아있는 한치를 준비하여 0.5cm~0.7cm로 썰어 가는 소금으로 간을 한다. 이때 마늘은 약간 빻아 넣는다. 생강도 준비한다. 마늘의 1/10배로 채를 썬다. (이 경우 배는 무의 1/3 정도로 준비, 파도 약간 준비한다.) 그리고 생굴은 필수다. 고춧가루는 일본에서 살 수 있는 한국고춧가루면 된다. 참고로 한치는 소금물에 씻은 후 거즈로 물기를 닦아놓아야 한다. 생굴과 한치의 조화는 상당히 매력 있다. 맛의 조화를 잘 이루기 때문이다. 굴은 무즙으로 살살 씻어낸다. 그래야만 비린내가 없어진다. 준비했던 갖은 양념들을 넣고 손으로 살짝살짝 버무린다. 세게 버무리면 굴이 짜브라 진다. 짜브라지면 입속의 웅장한 하모니 역할을 못하니 살금살금 버무리고 양념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이제나 됐을까 저제나 됐을까, 요오시!!! 다됐다고 판단이 서면 앞전에 준비했던 배추 스커트(밑부분) 부분으로 마감하기로 한다. 배추의 1/2 정도로 나눈 하단 배추 스커트 부분만 사용하고 흰 부분은 일본요리에 필요하다. 귀여운 배추 스커트 부분을 살짝 들어 손바닥에 편다. 그리고 아까 준비했던 하모니가 잘된 양념을 약 한 스푼 되지 않게 넣는다.(이유는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메구스 한입속 보쌈김치’를 만들어야 하니까!)
그 전화내용에 따라 레시피가 결정됐으니 밀어붙이는 것뿐이다. 여기서 오늘의 요리 장점을 이야기해보자. 일반 김치를 담글 때 보다 시간이 엄청 단축된다. 보통 배추김치를 제대로 담그려면 이틀 정도가 걸린다. 통배추 절임에 하루, 다음은 양념 준비에 하루, 절여야 속을 넣으니까 꼬박 이틀이 걸린다. 이런 것들을 감안해서 연구 끝에 필자가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일본인들, 세계인들이 모두 먹을 수 있게! 메구스 오리지널 보쌈김치를 먹어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맛은 정말 오이시이! 맛있어요!
먹다 남아도 다시 한 입에 쏙쏙 들어가서 새로운 보쌈김치로 남는다. 뜨거운 밥과 조화를 잘 이룬다. 맥주 안주로도 기특할 정도로 깔끔하고 잘 맞는다. 크기는 큰 사이즈의 밤톨만 하여 입 안 가득 쏘옥 밀어 넣는다. 그대의 달콤한 키스처럼.
이러한 베테랑 요리사이기 때문에 1라운드 시작하기 전에 심판으로 내정된 것이다. 한마디로 기특하다. 심판인은 결정된 복장을 입었다. 메구스 에프론에 메구스 모자.
땅땅! 소리와 함께 1 라운드 시작. 양 팀은 초 긴장한 모습으로 서로의 눈치를 본다. 일단 국밥팀이 국으로 승부를 보려고 국물을 무슨 국물로 우려내야 맛있는지 상의하고 토론한다. 홍코너, 이에 질세라 밥국팀도 쌀을 씻어 20분 담가놓는 것을 첫째 조건으로 하자고 끄덕인다. 양 팀이 무르익는다. 과연 복싱에서 나오는 K.O 승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양쪽 팀의 각자의 혼을 담은 승부이니만큼 열심히 완강히 밀어붙인다. 땅땅! 여기서 1 라운드 끝. 잠시 후 종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2 라운드 시작.
국밥팀의 맛있는 국이 완성되고 냄새 역시 좋다. 식욕억제제를 먹은 사람도 당연히 당길 냄새이다. 머리통을 자극하는 이 냄새에 으흠! 그윽하도다.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것이다. 라이스 (밥) 밥국팀의 하얀 쌀밥이 완성됐다. 밥국팀은 성취감에 당당한 미소를 지었다. 다땅! 여기서 3 라운드 시작.
3 라운드란 상차림에 들어가고 마지막 라운드이다. 여기서 승리하지 못하면 좌절해야 한다. 아까 만든 시리즈 2010 ‘메구스 한입속 보쌈김치’를 상차림에 곁들이니 마치 음식은 점점 피크를 맞이하고 있었다. 승리가 국밥이거나 밥국이라고 해도 시리즈 2010 ‘메구스 한입속 보쌈김치’와 함께하면 태어나자마자 어릴 때 엄마 젖을 먹는 맛, 엄마 품 속의 따뜻함, 쓴신짠단(쓴만 신맛 짠맛 단맛)이 조화를 이룰 것이다.
밥상을 깨끗하게 닦고 서열대로 자리를 차린다. 앉은 사람이 봤을 때 왼쪽이 밥이고 그 옆에 나란히 국을 놓는다. 누가 규칙을 정했는지는 아이 돈 노우! 이다. 마지막 라운드에 질세라 청코너 국밥팀, 홍코너 밥국팀 안간힘을 쓴다. 자, 그럼 이쯤에서…… 메구스 심판이 호각을 들고 등장한다. 일단 청코너 국밥팀에 앉아있는 국과 밥 중 국에 말아야 되는데 방법이 어렵다. 서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선다. 그런 다음 홍코너 쪽의 밥국팀에 앉아 밥을 국에 말아먹으니 자연스럽다. 승부는 단연 밥국팀이 K.O 승이다! 밥국팀이 밥 옆에 국이 있는 관계로 금방 밥을 떠서 국에 말아먹었다. 그 후 후루룩 먹기도 쉬웠다.
메구스 심판의 호각소리가 우렁차게, 대한민국이 일본을 향해 불었다. K.O 승 밥국팀이라고! 시리즈 2010 ‘메구스 한입속 보쌈김치’ 함께라면……. 드디어 일본인 납득하고 과연 그렇구나, 옳지 심판의 호각에 만장일치, 기립박수! 영광의 챔피언 벨트 뚝배기 배꼽 위에 찬다. 밥국팀과 시리즈 2010 ‘메구스 한입속 보쌈김치’. (독자들이라도 만들기 희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