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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더치페이와 학창시절

4-5인분을 먹고 1인분 값만 냈더니 친구들이 다시 보지 않겠다며 인상을 찡그리고 큰소리로 화를 내며 헤어졌던 그날 밤이 다시금 그리워진다.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날 다섯 명의 남녀친구들은 눈에 불을 켜고 나에게 사요나라를 외쳤다. 

  내용인 즉 기치죠지라는 곳에서 학창시절 때 일어난 일이다.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끝나고 이자카야(싼 집)에서 수다를 떤다. 지금 생각해보면 늘 있는 일인데, 그날따라 왜 그랬는지 더욱 재미있었다. 먹보가 된 것처럼 정신없이 먹고 떠들고 놀다보니 접시가 수북이 쌓이기 시작했다. 모두들 재잘거리며 떠들다 연애이야기를 하다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일본은 한국처럼 1차 2차 3차는 거의 가질 않는다. 한국은 전쟁을 하듯 술을 먹는다. 가끔가다 무섭다. 나는 사요나라를 당한다. 

  그들은 맑고 밝은 친구들이었다. 아름다운 우정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늘 학교가 끝나면 모이는 아지트가 있었고 우린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며 노닥거렸다. 나는 시간이 늦어버리면 버틸 수가 없어진다. 일찍 자는 습관이 있고 책 보는 것을 누구보다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다. 사요나라! 라고 외친 내용은 사실 즐거운 내용이다. 계산을 분배하는 습관이 있는 일본인이라 그럴 수 있겠지만 그래도 꼭 내가 등장해야만 재미있다. 

  내용인 즉, 지불 문제였다. 어느새 주어먹은 음식 값이 많이 나왔다. 내가 5인분 정도 먹고 나머지 친구들은 꼴깍꼴깍 쩨쩨하게 음식을 먹으니 사실 내가 4인분 정도를 내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분배란 모두 똑같이 내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늘 끝날 때는 필자와는 다시 먹지 않겠다고 장난스러운 투정을 하는 것이다. 손해 보았단 것이다. 그러면서 다음날이 오면 똑같이 장난스럽게 싸운다. 4년을 그렇게 싸운 친구들도 이제는 서로 바빠 전화로만 이야기 할 뿐이다. 4-5인분 먹고 1인분 값만 내는 배짱 두둑한 필자의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그리움의 웃음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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