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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항만공사를 보고

인천국제공항 착공 전 모습.

시간이 꽤 흐른 듯싶다. 11월이니 바람도 쌀쌀하였다. 한국의 겨울은 특이하다. 날씨를 맛으로 비교한다면 매운 맛이 들어있다. 세계의 겨울 중에 한국의 겨울은 억수로 차갑다. 특이한 기후인 것이다.

 

 일본에서 3대째 건설업을 하는 우리 집안에 하나의 정보가 들어왔다. 한국의 영종도 라는 곳에 국제공항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종도는 말 그대로 바다 가운데 섬인 것이고, 바다를 막아 그곳에 공항을 짓겠다는 것이다. 항만공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토목공사인 것이다. 바다를 막아서 그 위에 건설을 하니까 토목공사와 건설이 전문인 파파와 내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한국에 도착한 우리 집 식구는 일단 삼성동의 그랜드 인터콘티엔탈에 여장을 풀고 당일은 늦어서 그 다음날에 리무진에 몸을 싣고 영종도를 향해 달렸다.

당시만 해도 인천국제공항이란 타이틀은 당연히 없었다. 그냥 영종도라는 단어만 있을 뿐. 운전수의 안내로 영종도 공항을 짓기 위한 부지에 도착하니 파파와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작은 건물이 사무실로 되어 있고 그 넓은 땅에 H建設(건설)이라고 넓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덤프카가 들락날락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파파와 나는 일단 공사현장에 내려 공사 사무실에 들어갔다. 일본에서 왔다하니 반갑게 환영해 주었다. 근데 필자는 조금 생소한 부분이 있었다. 커다란 국제공항을 짓는데 한 회사만 짓는 것이었다. 일본과는 많이 다르다. 

JV라고 해서 조인트 벤쳐. 말 그대로 다섯 개 정도의 큰손의 건설 회사가 들어간다. 일본에서는 각각 큰 손의 건설회사가 큰 공사를 서로 책임지며 분담하도록 되어있다. 근데 한국은 건설회사가 딱 한 군데뿐이었다. 나라가 다르면 규칙도 다르겠지만 새삼 놀랐다. 한국은 특이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야 H건설은 세계에서도 아는 사람은 알고 있듯 세계진출도 꾸준히 해온 건설이라 그런지 어느 정도 납득은 갔다.

 

일본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항만공사 토목은 우등생이다. 늘 가까이에서 섬공사도 많이 했던 필자라 꽤 좋은 기분으로 현장을 견학하며 또는 질문을 던질 수가 있었다. 허허벌판에 아무 것도 없는 상태였으니 그때 막 공사를 시작했던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추억이다. 영종도라는 이름밖에 없었다. 환경도 장소도 이름도 모든 것이 미완성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지금도 영종도가 더욱 익숙하다. 그 당시에는 인천국제공항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첫인상도 더욱 좋다. 흙냄새, 바다 냄새가 흠뻑 묻어나던 가끔 이끼가 낀 모습도 모였던, 생동감이 넘치던 현장에 추억이 묻어나는 듯 새삼 그립다. 지금은 흔적조차 없어진 것이다. 국제공항이 들어서 세계인이 들락날락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누드공법으로 최고 현대식으로 예쁘게 마감됐다고 볼 수 있다. 허나 지금 공사공법으로 전 세계의 새공항은 거의 누드 공법으로 되어 있다. 홍콩도, 나리타, 타일랜드도. 보기 좋게 탁 트인 설계와 건축 공법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멋들어집니다! 라고. 공사하신 여러분들 모두 대단히 수고가 많았습니다! 라고.

 

일본을 걸어갈 수 없으니 늘 비행기가 교통수단인 필자는 깊이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잘 갔다 오겠습니다! 라고. 한국 인천 국제공항의 영종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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