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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레인지(실내사격)의 즐거움

마이애미,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캔자스, 미주리...

미국에서 비즈니스로 장기간, 또는 단기간 머물 때는 한, 두 지역이 아닌 서부, 남부, 중부, 동부 사방에 걸쳐 안방 드나들듯 다녔으니 전국구나 다름없다.

이왕 Gun(총) 얘기가 나왔으니, 필자가 잘 쏘는 총의 모델은 38구경 수동식이다. 벌렛(총알)이 6발이 투입되는데 전자동식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6발이 순식간에 발사되어 사라진다. 조준을 하는 순간 목표물은 움직이기 때문에 잘못하면 한 발도 못 맞추고 6발을 다 써버리니 낭비다. 쏠 때마다 숨을 가다듬고 방아쇠를 당기는 쾌감을 맛보려면 수동식이 좋다. 22구경은 내게 너무 가볍다. 

알사탕 먹는 기분이다. 또 45구경은 너무 무겁다. 보통 체중이 100㎏이 넘는 미국의 폴리스맨들이 차고 다닌다. 길거리 퍼트롤하는 여자 경찰도 많은데 갖고 있는 총이 몇 구경이냐고 물으면 즉시 대답해준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절대 말해 주지 않지만 미국이란 나라는 원래 총으로 세워진 나라라 그런지 장난감 얘기하듯 대답해 준다.

슈팅 레인지란 실내에서 총을 쏠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이것 역시 마이애미 것이 가장 크다. 총 역시 종류도 많고 특히 신형이 많다. 샌프란시스코가 그 다음이고 반면 호놀룰루(하와이)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종류도 적다. 캔자스시티는 조용한 타운이라 신형 모델이 별로 없다. 미주리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총은 패션 상품 얘기하듯 가볍게 여긴다. “너 총 샀니?” “무슨 메이커” “값은 얼마야” 일상생활의 방문객처럼 등장한다. 미국에서는 무조건 갖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상대가 자기를 쏘려고 하는데 만약 총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건 불리하기 짝이 없다. 양 손을 들거나 하라는 대로 해야 되니 기분 나쁘다.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슈팅 레인지에서 연습을 충분히 해놓고 있어야 위험에 빠졌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덤벙덤벙만 않으면 누구나 잘 쏠 수 있다. 나쁜 용도로만 사용 안한다면 방어 차원에서 미국에서 사는 동안은 꼭 필요한 필수품인 것이다. 

슈팅레인지 갈 때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마이애미 슈팅 레인지가 문득 생각난다. 늘 35℃로 더운 날씨에 컴버터블(오픈 카)로 회사 일이 끝나면 곧장 슈팅 레인지로 향한다. 매우 크고 총도 대부분 신형이라 쏠 때도 기분이 좋다. 실내도 크고 쾌적하다. 좋은 장소에서 목표물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짜릿한 기분은 인생의 좋은 자극제다. 

어두컴컴한 방에 숨어서 섹스하고 키스하고 기타 등등에 비하면 충분히 값어치가 있고 사교로도 즐길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이 당당해진다. 세상을 휘어잡은 듯한 쾌감에 빠진다. 슈팅 레인지에서 명중을 했을 때는 타겟 종이를 받아가지고 복사해서 세계 여러 친구들에게 보내곤 했다. 언제든 미국에 가면 또다시 들를 예정이다. 다리를 어깨만큼 벌리고 두 손으로 초점을 맞추어 방아쇠를 당기는 자신의 모습, “어때 나 멋지지 않어?” 하고 상상에 빠진다. 

수백 키로 스피드가 나오는

콜벳 스팅그레이 컨버터블(Convert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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