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만큼 눈이 펑펑 내리는 미네아폴리스

엔틱 카, 클래식 카(옛날 차) 축제가 매년 벌어지고 있는 거리. 미국의 미네아폴리스이다. 노스 웨스트 항공사의 본고장이기도 했다. 전에 동경을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하얀 눈 속에 빼곡하게 서 있는 노스 웨스트의 비행기를 줄곧 타곤 했다. 노스 웨스트의 본고장이었기에 늘 타다보니 그 비행기회사는 소금(짜다)이라고 일본에서 소문난 회사였다. 지금 시대에 우표, 반송 우편이 와도 탑승객이 우표를 사서 붙여야 하는, 짠돌이 같은 개성이 있는 항공회사였다. 내 기억에 뚜렷한 것은 일본 필자의 자택에도 우편물이 왔었다. 아마 마일리지에 관한 내용의 우편이었는데 노스 웨스트에 써서 다시 보내는 서류가 들어있었다. 우표를 붙이도록 되어있는 부분을 보고 씨익 웃었다. 그 정도로 인상 깊었다.

 

U.A를 타기 전까지는 노스 웨스트를 타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8~9월 매년 여름에 클래식카 경기대회가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렸다. 그곳에서 엔틱카를 만날 수 있다. 무척 오래되어서 흑백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차가 거의 모두 다 있었다. 나는 한동안 매년 보러 갔었다. 그래서 그 고장이 눈이 가장 많이 온다는 것도 잘 알았고 또 보며 다녔다. 시카고도 눈이 많이 오는 편이지만 눈이 오는 성격이 조금 달랐다.

 

시카고는 1월에 눈이 많이 오지만 미네아폴리스는 10월부터 3월까지 거의 반년 가깝게 눈이 많이 내린다. 그리고 미네아폴리스에는 센토마스라는 대학이 있다. 은연중 인연이 되어 그 지방을 찾게 된 것이 첫 번째 인연이었고 몇 년 살다보니 그 고장의 장점과 약점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 고장에는 바다가 없어 해산물이 필요하다. 일본인들이 일본에서 해산물을 해달라는 또는 해줬으면 하는 부탁과 함께 일본에 있는 필자에게 부탁이 들어왔다.

일본 동경의 중심가인 오데마찌에 제토로라고 일본 무역 진흥공사 같은 곳이 있다. 마쯔다상이라고 내가 잘 알고 있는 여성의 사위가 제토로에 몸담고 있을 때였다. 전 미국 카터 대통령이 그만둔 후에도 제토로의 신분으로 만난 적이 있을 정도로 일본인으로서는 유창한 영어와 그의 아들(장남) 역시 미네아폴리스에 유학을 보낸 적이 있는 실력파다. 그의 장남은 내가 미네아폴리스에서 작은 집을 소유하고 있을 때 2년 간 이층 방을 빌린 적이 있었다. 여자친구(일본인)과 함께 학교를 다니기 위한 체류인지 공부가 아닌 데이트를 하러 온 것인지, 진짜 공부는 거의 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내가 일본인의 부탁으로 “미네아폴리스는 해산물이 부족하다. 미국 현지인들은 괜찮지만 일본인들에게 해산물 부족은 심각한 일이다. 오리엔탈 마켓에 가도 거의 해산물은 팔지 않는다.”는 말을 귀담아 듣고 그럼 오-파를 시작하자고 생각했다. 어느 때와 같은 비즈니스로 일본인이 많이 사는 미네아폴리스에, 그것도 나는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들을 잘 지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대처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일본인들이 많이 좋아하는 ‘히지끼’를 비롯하여 일본김, 아사리(건조조개) 기타 등등 많은 해산물을 취급하여 일본인들이 미네아폴리스에 살 때 식생활에 대한 도움을 주고 걱정을 덜어주는데 한 역할을 하였다. 나는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이야기 했듯이 어느 나라 사람과 좋은 뜻에서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와 반대로 별로 의미 없는 부분에서 선별은 별로라고 본다. 특히 신분과 직업, 인종은 이런 점에서의 선별은 촌스럽고 창피하다고 생각한다. 약한 자는 도와주고 미운 자는 혼내주고 나눠야 할 일은 나누고 다국적인 것처럼 말이다. 그렇듯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든 선별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시, 미네아폴리스로 돌아와…… 그곳엔 눈, 눈, 눈! 눈이 어깨만큼 쌓이니 기억도 추억도 많다. 시내 곳곳 퇴근길에 거의 모두가 이리저리 차를 내동댕이치듯 버리고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함박눈이 오는 10월부터 3월까지는 미네아폴리스에서 고급차는 거의 볼 수가 없다. 이유인 즉, 반년 동안이나 함박눈을 치우려고 하다 보니 염화칼슘을 곱빼기로 뿌려 차가 녹슨다. 녹 슬은 기찻길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 몸통이 자주 녹슨다. 그래서 매년 여름 햇빛이 쨍쨍할 때 클래식 카퍼레이드를 개최하는 모양이다. 

여름의 일요일 날이면 어느 특정구역까지 차를 타고 와서 거기서 모두 차를 양 옆으로 세우고 수다를 떤다. 피카피카하게 반들거리게 차를 정돈해가지고, 서로 “내 차 어때? 내 차 어때?” 하며 수다쟁이가 되고 이날 일반 차는 통제가 된다. 멋들어진 차도 많다.

미네아폴리스의 특징은 클래식카(옛날 차)로 모인 장소에 바로 옆 건물 바깥에 엔틱샵이 있다. 100년 전쯤 것도 즐비하다고 필자는 느꼈다. 

벤츠 500SL 컨버터블(Convertible)

제규어 12기통 컨버터블(Convertible)

프랑스 빠리에 나폴레옹 군복이 지금 일반인들에게 팔듯이 내가 입어보니 팔뚝이 짧았지만 기념으로 나는 사온 적이 있고 내 옷장에 잘 보관이 되어 있다. 그렇듯, 여러 가지 엔틱 종류의 상품들이 역사를 멈추듯 내 발길을 멈춘다. 지금 생각하면 지난 옛 생각에 잠기는 것이 당연하다. 일단 견고하다. 무엇을 보아도 감탄사의 연발이다. 잘도 만들고 아이디어도 뛰어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가 입었던 시대의 걸 맞는 의상도 가득하다. 마치 영화나 뮤지컬 촬영 장소 같은 느낌에 소리를 지른다. “뷰티풀!” 이라고. 하기야 아름다움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면 감성부족이 아닌가. 아니면 질투장이, 아니면 내성적인 사람. 또 그렇지 않으면 성장기 때 사랑을 못 받은 사람.

 

나에게 남자가 있었다면 하나의 그런 추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더듬어 더듬어 애써 흔적을 그리고 자취를 상상해본다. 눈송이보다 수박 덩어리 같은 엄청나게 큰 흔적을 말이다.